동주 -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기를

역사 속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시인으로 우리의 가슴속에 남아있는 시인 윤동주의 이야기를 2016년, 왕의 남자로 유명한 이준익 감독이 '동주'라는 제목의 영화 속에 담아 세상에 선사합니다. 이 영화는 독특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흑백 화면을 유지합니다. 하지만 화질은 충분히 좋고, 그 풍경과 인물들을 멋스럽게 담아내고 있기에 이 선택은 아주 탁월했다고 보입니다. 

 

영화 동주는 다양한 포스터마저 멋스럽습니다

 

 

진실한 시를 통해 독립의식을 고취한 윤동주의 삶

시인 윤동주는 1917년 12월 30일에 일본이 점령하고 중국에 넘겨버린 옛 조선의 영역 만주의 간도에서 태어났습니다. 영화 동주의 초반부에서도 윤동주와 송몽규가 성장한 그곳의 풍경과 정서 그리고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송몽규는 윤동주와 동갑인 고종사촌으로 1917년 9월 28일 생입니다. 송몽규와 함께 1925년 4월 4일 북간도 최초의 근대신 민족교육기관이었던 명동 소학교에 입학했고, 급우들과 함께 새명동이란 잡지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1932년에는 송몽규, 문익환과 함께 기독교계 학교 은진중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영화 동주에서는 문익환의 실제 아들인 배우 문성근이 정지용 시인 역할로 특별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왼쪽 윤동주 , 오른쪽 사진 앞줄 중앙 송몽규

중학교 시절 윤동주는 여러 작품을 쓰면서 시인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사촌 송몽규는 3학년을 끝내고 중국으로 떠나 백범 김구 선생님의 낙양 군관학교에 들어갑니다. 이때부터 윤동주와 송몽규는 조금은 다른 길을 걷게 됩니다. 후에 송몽규는 일경에게 체포되었고, 거주제한 조건으로 윤동주의 곁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윤동주는 문과대학을 원했지만 아버지는 의대 진학을 강하게 요구했다고 합니다. 둘은 심하게 다퉜지만, 결국 할아버지가 윤동주의 편을 들어주며 문과대학을 가게 됩니다. 1938년 송몽규도 함께 서울의 연희전문 문과대학을 가게 됩니다. 그곳 기숙사에서 윤동주, 송몽규, 강처중이 한방을 쓰게 됩니다. 강처중은 훌륭한 배우로 성장 중인 민진웅이 연기했습니다. 강처중은 영어를 잘하고 원산의 수재라고 불렸다고 합니다.

 

그 후 여러 이야기가 있었고, 일본이 일으킨 태평양 전쟁 때문에 전시학제 단축으로 연희전문학교를 졸업하게 됩니다. 이때 시집을 출판하려 했지만 이양하 교수의 만류에 3권 만을 직접 필사하여 정병욱과 이양하에게 증정했다고 합니다. 윤동주와 송몽규의 집안은 이름을 일본식으로 개명하고, 두 아들을 일본으로 유학 보냅니다. 윤동주는 도쿄의 릿교대학 문학부 영문과, 송몽규는 교토제국대학 서양사학과에 입학합니다. 1943년 3월에 일본 제국주의는 징병제를 공표합니다. 그리고 개정된 치안유지법에서의 '준비 행위'라는 부분 때문에 두 청년은 구속되고 범죄자가 되어 후쿠오카 형무소에 투옥됩니다. 일제의 판사는 윤동주에게 어려서부터 민족학교의 교육을 받고 대단한 민족의식을 가졌으며 조선 독립의 야망을 실현시키려 한다고 판결을 했습니다. 

 

 

영화 '동주'의 등장인물


윤동주 역할의 배우 강하늘

명배우로 급성장중인 강하늘이 윤동주 역할을 맡았습니다. 그는 완벽한 연기로 흑백의 세계 '동주'에서 노력하고 방황하는 청년의 마음을 그려냅니다. 2019년 강하늘의 대표작인 동백꽃 필 무렾 과 비교해보면 그의 연기 스펙트럼이 엄청나게 넓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송강호처럼 큰 배우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송몽규 - 박정민

배우 박정민이 윤동주의 고종사촌이자 뛰어난 재능을 지녔고 윤동주보다 과격했던 청년 송몽규를 연기했습니다. 독립영화 파수꾼에서 배우 이제훈과 함께 엄청난 가능성을 선보이고, 그 후 동주와 변산에서 연기력을 입증했습니다. 이병헌과 함께한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는 서번트 증후군을 가진 인물을 훌륭하게 소화합니다. 2020년에는 넷플릭스를 통해 개봉하는 사냥의 시간에서 뛰어난 젊은 배우들과 함께 주연으로 출연합니다. 한국 영화계의 보석 같은 존재로 성장 중인 배우입니다. 

 

 

 

강처중 - 민진웅

대학에서 두 주인공과 함께 같은방을 쓰는 친구로, 밝고 유쾌한 캐릭터로 등장합니다. 영화 '동주'의 분위기를 무척 밝게 만드는 역할로, 배우 민진웅은 어색함 없이 훌륭한 연기를 선보이며 이준익 감독의 맘을 흐뭇하게 했을 것 같습니다. 

 

 

일본 고등형사 - 김인우

두 주인공을 취조하는 일본 형사 역할을 맡았습니다. 일본인으로 많이 출연하는 배우입니다. 2017년 영화 박열에서도 미즈노 역할로 한인을 탄압하는 일본인 역할을 소화했습니다. 또한 허스토리, 군함도, 2018년 영화 공작, 2019년 나쁜 녀석들: 더 무비에서도 모두 일본인으로 출연했습니다. 배우 김인우의 영화 참여작 대부분이 일본인 역할이네요 

 

 

 

이여진 - 신윤주 

윤동주와 썸을 타는 여인으로 출연합니다. 실제로도 윤동주의 첫사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윤동주는 이여진의 도움으로 시인 정지용 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여진을 연기한 신윤주는 1995년 10월 14일 생의 배우로 170cm의 큰 키를 자랑합니다. 영화 동주로 데뷔 후에는 아직까지 다른 작품 소식은 없는 상태입니다. 

 

 

쿠미 - 최희서

윤동주와 그의 시를 사랑한 여인 쿠미 역할에는 최희서가 등장합니다. 후키다 쿠미는 가상의 인물로, '동주'라는 영화에서만 등장합니다. 윤동주를 돕는 역할로 나옵니다. 최희서는 1986년 12월 24일생의 배우입니다. 동주에 이어서 박열에도 일본인 여성으로 등장하는데, 독특하게 두 영화에서 모두 한국인을 사랑하는 일본 여인으로 등장합니다. 좋은 연기력으로 호평받은 배우입니다. 

 

 

윤동주의 여동생 - 이빛나

1995년 8월 29일생의 배우입니다. 영화 조류인간, 동주, 사월의 끝에 출연했습니다. 드라마는 2014년 김옥빈과 출연한 유나의 거리를 시작으로 , 마법 천자문 , 결혼 이야기, 하트 투 하트, 이혼변호사는 연애 중, 고결한 그대, 매콤 달콤 , 역도 요정 김복주, 밥상  차리는 남자, 차달래 부인의 사랑, 미스터 기간제까지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어린 배우입니다. 예쁘고 귀여운 외모로 눈에 띄는 경우가 많은 연기력도 괜찮은 좋은 배우입니다. 

 

 

 

시인 정지용 - 문성근

배우 문성근은 윤동주 시인의 친구 문익환의 아들입니다. 실제로 윤동주와 가깝게 연결되어 있는 배우가 시인 정지용으로 출연한 것으로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배우 문성근은 1953년 5월 28일생으로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습니다. 보성고등학교와 서강대학교를 졸업했고, 배우와 함께 사회운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는 인물입니다. 정치인으로도 활동하며 민주통합당 최고위원과 대표 권한대행을 맡았었습니다. 2013년에 민주당을 탈당한 상태입니다. 

 

 

 

이준익 감독과 배우들의 행복한 시간

이준익 감독은 1959년 9월21일 서울 출생의 씨네월드 대표입니다. 1993년 영화 키드캅으로 데뷔했으며, 많은 영화를 제작했습니다. 대표적으로 2005년의 왕의 남자, 2014년의 사도, 2014년의 동주, 2017년의 박열이 있습니다. 그가 과거의 역사를 영화로 만들었을 경우에 좋은 작품이 많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영화 '동주'의 명언 명대사


나는 플랫폼에 간신한 그림자를 떨어뜨리고 담배를 피웠다
기차는 아무 새로운 소식도 없이 나를 멀리 실어다주어
봄은 다 가고 동경 교외의 어느 조용한 하숙방에서
옛 거리에 남은 나를 희망과 사랑처럼 그리워한다  

 

오늘도 기차는 몇 번이나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오늘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 정차장 가까운 언덕에서 서성거릴 게다

아 젊음은 오래 거기에 남아 있거라 

영화 동주에서는 이렇게 윤동주가 남긴 글귀나 시들이 등장합니다. 강하늘의 목소리로 잔잔하게 읊어지는 윤동주의 생각들은 스크린을 바라보고 있는 관객들의 마음속에 많은 울림을 줄 것입니다. 

조선을 깨우기 위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혁명이다. 혁명만이 일본을 쫓아낼 유일한 방법이고 그 혁명을 위해서 우리가 할 일은 깨어있는 민중 하나하나가 폭탄이 되어 불합리한 체제를 타도하고 인류가 인류를 억합하지 못하고 국가가 또 다른 국가를 수탈하지 못하게 몸을 날리는 것이다

송몽규는 윤동주와는 달리 과격한 편이였습니다. 파수꾼에서의 배우 박정민을 보면 송몽규 역할이 잘 어울릴까 했는데, 그는 역시 좋은 배우였습니다. 또한 지금 보면 동백꽃 필 무렵의 강하늘 또한 차분하고 반듯한 이미지가 아닌 송몽규 역할을 맡겼어도 잘 해냈을 것 같네요

인생은 살기 힘들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쓰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참는 최초의 악수

윤동주가 일본에서 살아가면서 겪는 수많은 고통들을 영화 '동주'는 차분하게 풀어냅니다.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영화의 소재들이었지만, 이준익 감독은 뛰어난 영상미, 그리고 지루하지 않은 전개로 관객들이 윤동주와 함께 흑백 화면 속에서 걸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저는 서명하지 않겠습니다

당신

당신 말을 들으니까 정말 부끄러운 생각이 들어서 못하겠습니다 

이런 세상에 태어나서 시를 쓰기를 바라고
시인이 되기를 원했던 게 너무 부끄럽고
앞장서지 못하고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기만 한 게 부끄러워서 서명 못하겠습니다

일본 형사의 말을 듣고 윤동주가 외친 말들입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기를 시를 통해서 세상에 외친 우리 민족의 소중한 시인 윤동주는 이렇게 일제 앞에서 비굴하지 않았으며, 당당하게 스스로의 방법을 통해서 맞서다가 슬프게 역사를 마무리했습니다. 지금까지도 그가 남긴 시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잔잔히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게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생은 짧았지만 누구보다 오랜 기억으로 남아 세상에 존재할 시인 윤동주의 이야기 '동주' 꼭 한번 만나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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