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와 작품들

무라카미 하루키는 많은 베스트셀러를 만든 일본의 유명한 작가입니다. 그는 일본이 숨기고 감추려는 과거의 역사에 대해서 소신 있는 정의로운 발언으로 그의 소설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준 사람이기도 합니다.

 

"나의 부친이 1938년에 징병돼 중국에 배치되었고, 해당 부대가 중국에서 포로를 참수했다는 이야기를 아버지에게 들었다"

- 하루키의 에세이 중에서

 

무라카미 하루키는 힘들일을 통해서 빚을 값는데 이십 대의 시간을 대부분 보냈습니다. 그중에서도 그는 시간이 여유를 줄 때마다 책을 읽었고 음악을 들었다고 합니다. 그 후에 재즈 카페 경영을 하면서 안정을 찾던 그는 곧 서른을 맞이하는 자신의 빠른 세월을 보며 본인도 소설을 쓸 수 있을지 모른다고 하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는 1979년 6월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라는 작품으로 신인 문학상을 수상하며 세상에 이름을 알립니다.

 

"그때의 감각을 나는 아직도 확실하게 기억합니다. 하늘에서 뭔가가 하늘하늘 천천히 내려왔고 그것을 두 손으로 멋지게 받아낸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어째서 그것이 때마침 내 손안에 떨어졌는지, 그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때도 몰랐고 지금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유야 어찌 됐건 아무튼 그것이 일어났습니다. 그것은 뭐라고 해야 할까, 일종의 계시 같은 것이었습니다."

- 무라카미 하루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중에서

 

Murakami Haruki

 

그가 쓴 에세이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를 통해 보면, 그는 무척 부지런하고 규칙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느 날 그의 앞에 나타난 소설 쓰기라는 꿈은 그를 설레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워드프로세서 없이 손으로 직접 써 내려가던 그의 소설 속에서 하루키는 무척이나 신비로운 감각을 느꼈다고 하네요. 

 

그는 1949년 1월 12일 일본 효고 현 아시야 출생입니다. 현재 나이 71세로, 그가 하루빨리 노벨 문학상을 타는 모습을 보고 싶네요. 그가 쓴 소설들은 5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어 많은 세계에 출판됐습니다. 감수성이 풍부한 이야기들로 대표되는 그의 작품세계는 저에겐 비록 번역된 문장들을 통해서 볼 수 있지만 어쩌면 이렇게 멋진 문장을 만들어내는지 신기할 다름입니다. 

 

 

상실의 시대 < Norwegian Wood >

그를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는 1987년에 발간된 노르웨이 숲 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상실의 시대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답니다. 이 작품은 당시 430만 부 이상을 판매하며 일본 내에서 소설 판매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진실로 사랑한다는 의미에 대해서 작가는 말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아름다운 그녀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다니는 건 정말 싫지 않은 일이기도 했다.

 

사실 그 말이 거짓은 아니었다. 머리카락이 길던 때의 그녀는, 내 기억 같아선 그저 아주 평범한 귀여운 여자애였다. 하지만 지금 내 앞에 앉아 있는 그녀는, 마치 봄을 맞아 바깥 세계로 막 뛰어나온 새끼 동물처럼 싱그러운 생명감을 분출하고 있었다. 

- 상실의 시대 중에서 - 

 

그의 작품이 보여주는 하나하나의 문장들은 머릿속에 새겨놓고 싶을 만큼 인상적입니다. 주인공 와타나베 도루의 사랑이야기는 어린 시절 만났을 때는 성에 대한 호기심으로 다가왔고, 조금 더 어른이 되어서는 글로 설명하기 어려운 많은 생각을 전해주는 모습으로 다가왔습니다. 하루키는 소설 속에서 삶과 죽음의 의미를 그려내려고도 노력했습니다. 하루키의 글 속에는 뭔가 사람의 마음을 강하게 뒤흔드는 것들이 있습니다. 신비롭다는 단어로는 부족한 무언가 초월한듯한 아름다움이 그의 펜 끝에서 독자들에게 전해지고 있습니다. 

 

 

 

 

해변의 카프카 <Kafka on the Shore>

해변의 카프카는 뉴욕타임즈 2005년 최고의 책 10권에 선정된 작품이였습니다. 이무렵 하루키는 이미 국제적으로도 상당히 인정받는 작가로 성숙해 있던 것 같습니다. 그의 해변의 카프카는 2006년 프란츠 카프카상을 수상하며 명성을 드높였습니다. 이때 무라카미 하루키의 카프카상 수상은 아시아권에서는 최초였다고 합니다. 소설의 주인공은 다무라 카프카라는 소년입니다. 분위기 자체는 무척 몽환적이며, 60세의 고양이와 대화하는 남자 나카타등 신기한 존재들이 등장합니다. 고양이들도 대화를 하고, 우리는 해변의 카프카를 펼치면서 효율적으로 하루키가 만들어낸 세계에 목적지로 쉴 새 없이 운반되어 갈 수밖에 없습니다. 

 

매우 자세가 좋다. 머리칼은 길고 뒤에서 가볍게 묶었다. 고상하고 지적인 얼굴이다. 눈이 아름답고 언제나 그림자처럼 엷은 미소를 입가에 띠고 있다. 잘 표현할 수 없지만 어딘지 완결된 느낌의 미소다. 그것은 나에게 조그만 양지를 연상시킨다. 어떤 종류의 깊숙한 장소에만 생기는 특별한 형태의 양지 같은 것을. 내가 살던 노가타의 집 뜰에도 그런 장소가 있었고, 그런 양지가 있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그 양지바른 곳을 좋아했다. 

- 무라카미 하루키, 해변의 카프카 중에서 -

 

하루키의 아름다운 생명체에 대한 묘사는 정말 제가 만나본 어느 작가보다 훌륭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글로 쓰인 그가 만들어낸 캐릭터들은 눈으로 느끼는 황홀함과는 다른 차원으로 독자들을 매혹시킵니다. 그의 글에는 자유로운 생명력들이 충만하게 담겨있어서, 어쩌면 또 기억하기가 어려워질 때도 있습니다. 그가 적어낸 이야기는 상식의 틀 안에 들어앉지 않고 우리의 이성을 마비시킵니다. 이는 세상과 그 너머의 무언가가 서로 불러대고 있는 듯한 독특한 경험입니다. 

 

저는 '상실의 시대'와 '해변의 카프카' 만큼이나 그의 소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Colorless Tsukuru Tazaki and His Years of Pilgrimage)' 를 좋아합니다. 이 책은 구매해서 주변에 선물도 많이 했답니다. 2013년에 출판된 이 소설은 국내에서도 7주 동안 종합 베스트셀러를 유지했습니다. 주인공 다자키 쓰쿠루가 어렸을 적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은 모두 색깔과 관계가 있는 이름을 가졌답니다. 하지만 다자키 쓰쿠루는 색깔과는 관계없는 이름으로 이러한 그의 이름으로부터의 고민, 공통점에서 소외되는 고민이 작품의 중요한 부분으로도 등장합니다. 세 작품은 여러분에게 여유로운 시간이 허락했을 때 꼭 한번 손에 잡아보길 추천하는 이야기들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자비 심 없이 우리의 두 손을 책에 고정하게 만드는 글들을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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